A씨는 영어 학원을 하려고 하는데, 학원을 운영해 본 경험이 없어서 기존에 운영 중인 학원을 인수하려고 한다. B씨는 아파트 상가를 임차하여 영어 학원을 운영하던 중 개인적인 사유로 학원을 양도하고자 한다. B씨는 A씨에게 학원의 시설과 원생을 그대로 양도하고, 학원 운영의 노하우도 알려주기로 하면서 A씨와 영업양수도계약을 체결하고 권리금을 지급받기로 하였다.
그런데 B씨가 운영하던 자리에 A씨가 학원을 그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A씨가 상가 임대인과 새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야 하는데, 이때 B씨와 상가 임대인 사이의 기존 임대차계약의 조건이 그대로 유지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갈등의 소지가 있다.
통상적으로 영업양수인은 현 상태의 임대차 조건을 듣고서 자신도 동일하거나 비슷한 조건으로 임대차를 체결할 것을 전제로 영업양수를 결정하지만, 상가 임대차에서 임대인은 기존 임차인에게 매년 5%의 범위에서만 월 차임과 보증금을 증액할 수 있고, 임차인에게 10년의 임대차 기간이 보장되기 때문에, 임대인에게는 새로운 임차인과 체결하는 임대차계약이야말로 획기적으로 월 차임을 증액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서 이러한 분쟁이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면 영업양수인 A씨가 월 차임과 보증금의 급작스러운 증액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영업양수인의 경우, 영업양수도계약서 또는 권리금계약서에 해당 부동산의 임대차 조건을 상세히 기재하고, 이를 전제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한다는 점을 명시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영업양수도 목적물을 기재하면서 상가의 주소 및 면적뿐만 아니라, 현 상태의 보증금과 월 차임 등을 상세히 기재하고, 본 계약은 목적물의 현 상태와 임대차 조건 등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체결된 것이라는 점을 기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계약서에 명시해두면, 임대인이 A씨에게 과도한 임대차 조건을 요구하는 경우 A씨는 B씨와 체결한 계약을 해제하고 기지급한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영업양도인이자 임차인인 B씨는 이러한 상황에 어떻게 대비하여야 할까.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는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시까지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그 밖의 부담에 따른 금액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되고, 그로 인하여 임차인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다.
즉, 임대인이 A씨에게 현저히 고액의 차임, 보증금 등을 요구함으로 인하여 A씨와 B씨 사이의 권리금 계약이 파기되는 경우, B씨는 임대인에 대하여 B씨가 지급받기로 하였던 권리금 상당의 금원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영업양도인은 영업양수도계약을 체결하기 전 미리 임대인과 신규 임차인의 임대차 조건에 대하여 논의해보아야 하고, 문자메시지 등으로 임대인이 제시한 임대차 조건에 관한 증거를 남겨두면 추후 분쟁이 발생하였을 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영업양수도와 권리금 계약은 비단 양도인과 양수인 둘만의 문제가 아니라 상가 임대인이라는 주요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하므로, 이러한 점을 미리 염두에 두어 계약이 원만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대비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