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뒤에 빚이 나타났다면

COLUMN · 상속 / 상속채무

작성 2026. 8. 10. | 로엘법무법인 김명환 변호사

장례를 치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낯선 우편물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업체나 카드사가 보낸 독촉장이고, 수신인은 돌아가신 분입니다. 그때 상속인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그 채권이 진짜인지가 아니라, 지금 며칠째인가입니다.

상속에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시계가 따로 돕니다. 하나는 재산과 빚을 조회할 수 있는 기간이고, 다른 하나는 상속을 받을지 말지 결정해야 하는 기간입니다. 이 글은 두 기간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결정 기간을 넘긴 뒤에 빚을 알게 됐을 때 남는 길이 무엇인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Q. 돌아가신 분의 빚은 어디서 조회하나요?

한 번의 신청으로 통합 조회가 가능합니다. 정부24의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사망자 등 재산조회 통합처리 신청)는 금융거래, 토지, 건축물, 자동차, 국세·지방세, 각종 연금과 공제회 가입 유무를 한 번에 조회해 줍니다. 신청은 정부24에서 온라인으로 하거나 지역과 관계없이 가까운 시·구청 또는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할 수 있고, 신청 기한은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1년 이내입니다. 다만 이 1년은 조회의 기한일 뿐, 상속을 승인할지 포기할지 결정하는 기간과는 다릅니다.

재산과 빚은 한 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상속인이 개별 금융기관을 일일이 찾아다닐 필요는 없습니다.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는 예금·대출·보험·증권을 포함한 금융거래 내역, 토지와 건축물, 자동차, 국세와 지방세, 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군인연금과 근로복지공단 퇴직연금, 그리고 건설근로자·군인·과학기술인·한국교직원·대한지방행정공제회 가입 유무를 통합해 조회합니다.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은 상속인과 그 대리인입니다. 원칙적으로 제1순위 상속인인 사망자의 직계비속과 배우자가 신청하고, 제1순위 상속인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제2순위인 직계존속과 배우자가, 제1·2순위가 모두 없으면 제3순위 상속인이 신청할 수 있습니다. 결과는 항목별로 도착 시점이 다르므로, 신청은 가급적 이르게 해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두 개의 시계가 따로 돕니다

여기서 실무상 사고가 가장 많이 나는 지점이 나옵니다. 조회 신청은 1년인데 결정은 3개월입니다. 「민법」 제1019조 제1항은 상속인이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단순승인이나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은 이해관계인이나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가정법원이 연장할 수 있지만, 자동으로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필자가 상속 사건을 다루며 확인하게 되는 것은, "1년 안에 조회하면 된다더라"는 안내만 기억하고 계시다가 3개월을 넘기시는 경우가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두 기간은 근거도 성격도 다릅니다. 조회 기한은 행정 서비스의 신청 기한이고, 3개월은 「민법」이 정한 상속 승인·포기의 기간입니다. 조회 결과가 다 도착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3개월을 멈춰 주지도 않습니다. 기간 내에 판단이 어렵겠다고 보이면 가정법원에 기간 연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먼저 검토하셔야 합니다.

구분기간기산점
안심상속 조회 신청1년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
승인·포기 (제1019조 제1항)3개월 (법원 연장 가능)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
특별한정승인 (제1019조 제3항)3개월상속채무 초과 사실을 안 날

3개월을 넘겨 빚을 알았다면

3개월이 지났다고 해서 길이 완전히 닫히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1019조 제3항은 상속인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을 한 경우,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특별한정승인이라고 부릅니다.

관건은 '중대한 과실 없이'라는 부분입니다. 판례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하여 알지 못한 경우를 중대한 과실로 보고 있고,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했다는 점의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상속인에게 있다는 태도를 취해 왔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언제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를 시간 순으로 세우는 작업이 곧 승패로 이어집니다. 독촉장이 도착한 날의 우편물, 채권 양도 통지서, 금융기관 조회 결과의 수신 일자 같은 것들을 버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미성년 상속인은 법정대리인이 기준입니다

상속인이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누구의 인식을 기준으로 기간을 세는지가 문제됩니다. 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19다232918 전원합의체 판결은 미성년 상속인이 상속채무 초과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법정대리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법정대리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특별한정승인 기간이 이미 도과한 이상, 그 상속인이 성년이 된 뒤에 자신의 인식을 기준으로 다시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미성년 자녀가 상속인이 되는 사안에서 부모가 기간 관리를 사실상 전담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정리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사망자의 재산과 빚은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로 한 번에 조회할 수 있고 신청 기한은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1년입니다. 둘째, 그와 별개로 「민법」 제1019조 제1항의 승인·포기 기간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이며, 판단이 어려우면 가정법원에 기간 연장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셋째, 3개월을 넘겼더라도 제1019조 제3항의 특별한정승인이 남아 있으나 '중대한 과실 없이'라는 요건을 상속인이 증명해야 하고, 미성년 상속인은 대법원 2019다232918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법정대리인의 인식이 기준이 됩니다. 개별 사안은 기산점 판단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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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민법」 제1019조(승인, 포기의 기간)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19다232918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사망자 등 재산조회 통합처리 신청(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 — 정부24
· 같은 주 발행 칼럼: 단톡방에서 한 말, 어디서부터 죄가 되나

김명환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 가사법 전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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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상속채무 조회와 상속 승인·포기 기간에 관한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특별한정승인의 '중대한 과실'과 증명책임에 관한 서술은 판례의 태도를 요약한 것으로 개별 사건번호를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한정승인의 신고 방식과 재산목록 작성, 청산 절차,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중 무엇을 택할지의 판단 기준, 상속세 신고 기한은 본문에서 다루지 않았습니다.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의 조회 항목과 절차는 소관 기관의 운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신청 전 정부24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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