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에서 한 말, 어디서부터 죄가 되나
COLUMN · 형사 / 명예에 관한 죄
작성 2026. 8. 10. | 로엘법무법인 민우기 변호사
단체 대화방에서 오간 말 때문에 고소장을 받아 오시는 분들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없는 말을 지어낸 것도 아니고 실제로 있었던 일을 말했을 뿐인데 왜 죄가 되느냐는 것입니다. 반대로 고소를 하려는 쪽에서는 "몇 명 안 되는 방이라 안 된다더라"는 말을 듣고 오시기도 합니다.
두 이야기 모두 절반만 맞습니다. 이 글은 명예훼손과 모욕이 어디에서 갈리는지, 그리고 공연성이라는 요건이 사람 수의 문제가 아니라 왜 전파 가능성의 문제인지를 조문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정리한 것입니다.
Q. 명예훼손과 모욕죄는 무엇이 다른가요? 사실을 드러냈는지 여부가 갈림길입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제2항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경우를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반면 제311조의 모욕죄는 사실의 적시 없이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경우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즉 검증 가능한 사실을 드러냈으면 명예훼손, 사실 없이 경멸적 평가만 표현했으면 모욕 쪽으로 갑니다. |
사실을 말했는가, 평가를 말했는가
두 죄를 가르는 기준은 표현의 세기가 아니라 내용의 성격입니다. "저 사람은 지난달에 회삿돈을 썼다"는 검증 가능한 사실이므로 명예훼손의 영역이고, "저 인간은 쓰레기다"는 사실 없이 경멸적 평가만 담고 있으므로 모욕의 영역입니다.
그래서 "사실이니까 괜찮다"는 항변은 「형법」 제307조 제1항 앞에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조문 자체가 '사실을 적시하여'를 구성요건으로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이라는 점은 제2항의 허위사실 적시로 가중되지 않게 하는 사정일 뿐, 제1항의 성립을 막지 않습니다. 필자가 형사 사건을 다루며 확인하게 되는 것은, 이 지점을 오해한 채 조사에서 "제가 말한 건 다 사실입니다"라고 진술해 오히려 적시 사실의 범위를 스스로 확정해 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 죄명 | 근거 조문 | 법정형 |
| 사실적시 명예훼손 | 형법 제307조 제1항 | 2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 |
| 허위사실 명예훼손 | 형법 제307조 제2항 | 5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
| 모욕 | 형법 제311조 | 1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 |
| 정보통신망 명예훼손 | 정보통신망법 제70조 | 사실 3년·거짓 7년 이하 징역 등 (비방 목적 요구) |
공연성은 사람 수가 아니라 전파 가능성입니다
두 죄 모두 '공연히'를 요구합니다. 여기서 오해가 갈립니다. 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은 명예훼손죄의 공연성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하면서, 개별적으로 소수의 사람에게 사실을 적시하였더라도 그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 때에는 공연성이 인정된다는 이른바 전파가능성 법리를 유지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법리에 따르면 단둘이 나눈 대화라도 상대방이 그 내용을 퍼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되면 공연성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참여 인원이 여럿인 대화방이라는 사정만으로 공연성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같은 판결은 제한도 함께 두었습니다. 발언자와 상대방, 또는 피해자와 상대방이 특수한 관계에 있거나 상대방이 직무상 특수한 지위나 신분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관계나 신분에도 불구하고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수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여야 공연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사안에서는 대화방의 성격, 참여자들이 서로 어떤 관계인지, 방이 열려 있는지 닫혀 있는지, 발언 이후 실제로 내용이 옮겨졌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온라인이면 법정형이 달라집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통로가 정보통신망이면 적용 법조가 바뀔 수 있습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제2항은 거짓의 사실을 드러낸 경우를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형법」 제307조보다 무겁습니다. 다만 이 조항은 '비방할 목적'을 요구하므로, 그 목적이 인정되는지가 실무에서 다투어지는 지점이 됩니다.
고소가 있어야 하는 죄와 처벌불원으로 끝나는 죄
소추조건도 다릅니다. 「형법」 제312조 제1항은 제308조와 제311조의 죄를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로 정하고, 제2항은 제307조와 제309조의 죄를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로 정합니다. 모욕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절차가 시작되고, 명예훼손죄는 고소가 없어도 수사가 개시될 수 있으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어느 쪽이든 피해자와의 관계 회복이 절차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구조이므로, 조사 단계에서부터 그 가능성을 함께 검토하는 편이 좋습니다.
정리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검증 가능한 사실을 드러냈으면 「형법」 제307조, 사실 없이 경멸적 평가만 표현했으면 제311조가 문제되며 사실이라는 사정이 제307조 제1항의 성립을 막지는 않습니다. 둘째, 공연성은 대법원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전파 가능성으로 판단되며, 특수한 관계에 있는 상대방이라면 전파될 수 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필요합니다. 셋째, 정보통신망을 통한 경우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될 수 있고 법정형이 더 무겁습니다. 개별 사안은 표현의 내용과 대화방의 성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단체 대화방 발언으로 조사를 앞두고 계신가요? 로엘법무법인 형사 분야 변호사가 적용 법조와 공연성 다툼 지점부터 검토합니다. |
참고자료
· 「형법」 제307조(명예훼손)·제311조(모욕)·제312조(고소와 피해자의 의사) — 국가법령정보센터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벌칙)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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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의 구별 및 공연성 판단에 관한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 조각(공공의 이익) 항변, 어떤 표현이 모욕에 해당하는지의 구체적 판단 기준, 「정보통신망법」 위반죄의 소추조건은 본문에서 다루지 않았습니다. 단체 대화방 사안을 직접 다룬 개별 판결은 사건번호를 특정하지 못하여 인용하지 않았고, 공연성 법리는 대법원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에 근거해 서술했습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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