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 때렸는데 왜 저도 입건되나요
COLUMN · 형사
작성 2026. 8. 6. | 로엘법무법인 김현우 변호사
폭행 사건 상담에서 가장 억울해하시는 분들은 먼저 맞은 쪽입니다. 상대가 먼저 손을 댔고 자신은 막았을 뿐인데 경찰서에서 쌍방폭행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정당방위라고 왜 안 봐주느냐고 물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당방위는 형법에 분명히 규정되어 있지만, 서로 몸싸움이 오간 사건에서는 좀처럼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 글은 그 이유를 대법원 판결 두 건으로 설명하고, 인정된 사건과 부정된 사건이 무엇으로 갈렸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 목차 |
| 01. 왜 맞은 사람도 함께 입건되나 02. 법이 정한 정당방위의 요건 03. 싸움에는 왜 잘 인정되지 않나 04. 그래도 인정된 사건이 있습니다 05. 폭행과 상해는 절차가 다릅니다 자주 묻는 질문 |
01
왜 맞은 사람도 함께 입건되나
먼저 맞았더라도 상대에게 유형력을 행사한 사실이 있으면 수사기관은 그 행위 자체를 하나의 폭행으로 보고 입건합니다. 형사절차에서 정당방위는 행위가 없었다는 주장이 아니라, 행위는 있었지만 위법하지 않다는 주장이기 때문입니다. 즉 정당방위는 입건을 막는 방패가 아니라 입건된 뒤에 다투는 항변입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두 사람 모두 조사 대상이 되는 것이 원칙적인 모습입니다.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는 사건 처리에서 매우 중요한 사정이지만, 그 사실만으로 나중에 대응한 쪽의 행위가 자동으로 없던 일이 되지는 않습니다. 필자가 경찰청 법무과에서 근무하며 확인하게 되었던 것도, 초기 단계에서 사건이 쌍방으로 편성되는지 일방으로 편성되는지가 이후 절차의 방향을 크게 좌우한다는 점이었습니다.
02
법이 정한 정당방위의 요건
「형법」 제21조 제1항은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하여 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한 문장에 세 개의 요건이 들어 있습니다. 침해가 현재 진행 중일 것, 그 침해가 부당할 것, 그리고 방위행위에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현재성이라는 요건 때문에 이미 끝난 공격에 대한 보복은 정당방위가 되지 않습니다. 상대가 때리고 돌아서서 가는데 뒤따라가 때린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상당성이라는 요건 때문에 방어의 정도도 문제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방위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경우 정황에 따라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하여 과잉방위를 따로 규정하고 있고, 제3항은 야간이나 그 밖의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경악·흥분·당황으로 인해 그런 행위를 한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정리하면 정당방위는 전부 아니면 전무의 판단이 아닙니다. 완전히 인정되면 처벌하지 않고, 정도를 넘었다고 보면 형을 줄이거나 면제할 수 있으며, 특정한 심리 상태가 인정되면 다시 처벌하지 않는 층위가 있습니다.
03
싸움에는 왜 잘 인정되지 않나
서로 주고받은 사건에서 정당방위가 어려운 이유는 대법원이 그 행위의 성격을 이중적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2000. 3. 28. 선고 2000도228 판결은 가해자의 행위가 피해자의 부당한 공격을 방위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우다가 먼저 공격을 받고 이에 대항하여 가해하게 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한 경우, 그 가해행위는 방어행위인 동시에 공격행위의 성격을 가지므로 정당방위 또는 과잉방위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핵심은 서로 공격할 의사가 있었는지입니다. 몸싸움이 시작된 뒤 양쪽 모두 상대를 제압하려는 태도로 들어갔다면, 그 안에서 어느 한 사람의 행위만 떼어 방어라고 부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 판결이 과잉방위까지 부정한 점도 눈여겨보셔야 합니다. 정당방위가 안 되면 최소한 과잉방위로 감경이라도 받겠다는 기대가 이 유형에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04
그래도 인정된 사건이 있습니다
반대 방향의 판결도 있습니다. 대법원 1999. 10. 12. 선고 99도3377 판결은 외관상 서로 격투를 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한쪽이 일방적으로 불법한 공격을 가하고 상대방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저항수단으로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 그 행위가 적극적인 반격이 아니라 소극적인 방어의 한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상당성이 있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두 판결을 나란히 놓으면 기준이 보입니다. 갈림길은 누가 먼저 때렸는지가 아니라, 대응이 방어에 머물렀는지 아니면 반격으로 넘어갔는지입니다. 팔을 붙잡아 막거나 밀쳐 벗어나는 행위와, 상대를 제압하려고 되받아 때리는 행위는 같은 몸싸움 안에서도 평가가 갈립니다.
| 구분 | 2000도228 (부정) | 99도3377 (인정) |
| 상황의 성격 |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운 경우 | 한쪽이 일방적으로 불법한 공격을 가한 경우 |
| 행위의 평가 | 방어행위인 동시에 공격행위 | 소극적 방어의 한도를 벗어나지 않은 저항 |
| 결론 | 정당방위·과잉방위 모두 부정 | 위법성 조각 |
05
폭행과 상해는 절차가 다릅니다
같은 몸싸움이라도 죄명이 폭행인지 상해인지에 따라 사건의 진행이 달라집니다. 「형법」 제260조 제1항의 폭행죄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정해져 있고, 같은 조 제3항은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상대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기소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반면 「형법」 제257조 제1항의 상해죄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법정형이 무겁고, 폭행죄와 같은 반의사불벌 규정이 없습니다. 합의가 이루어져도 그 자체로 사건이 종결되지는 않고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이 됩니다.
쌍방으로 입건된 사건에서 이 차이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양쪽의 죄명이 다르게 정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쪽은 폭행, 다른 한쪽은 상해로 잡히면 합의의 의미와 협상의 균형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상해로 처리될 여지가 있는 사안이라면 진단서가 제출되는 시점과 그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초기 대응의 출발점이 됩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정당방위는 입건을 막는 사유가 아니라 입건된 뒤 다투는 항변이므로 먼저 맞았더라도 조사를 받게 됩니다. 둘째,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운 경우에는 정당방위는 물론 과잉방위도 인정되기 어렵고, 일방적 공격에 대한 소극적 방어에 머물렀을 때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습니다. 셋째, 폭행과 상해는 반의사불벌 여부가 달라 합의의 효과가 다릅니다. 개별 사건은 현장의 경과와 증거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FAQ
자주 묻는 질문
Q. 먼저 맞았는데 왜 저도 쌍방폭행으로 입건되나요?
상대에게 유형력을 행사한 사실이 있으면 그 행위 자체가 하나의 폭행으로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정당방위는 행위가 없었다는 주장이 아니라 행위는 있었지만 위법하지 않다는 항변이므로, 입건을 막는 것이 아니라 입건된 뒤에 다투게 됩니다.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는 사건 처리에서 중요한 사정이지만 그 사실만으로 대응한 쪽의 행위가 없던 일이 되지는 않습니다.
Q. 어디까지 대응해야 정당방위로 인정되나요?
대법원 1999. 10. 12. 선고 99도3377 판결은 한쪽이 일방적으로 불법한 공격을 가하고 상대방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저항수단으로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 그 행위가 적극적인 반격이 아니라 소극적인 방어의 한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았습니다. 반대로 대법원 2000. 3. 28. 선고 2000도228 판결은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우다 대항한 경우 그 행위는 방어행위인 동시에 공격행위여서 정당방위나 과잉방위로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갈림길은 대응이 방어에 머물렀는지 반격으로 넘어갔는지입니다.
Q. 상대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사건이 끝나나요?
죄명에 따라 다릅니다. 「형법」 제260조 제3항은 폭행죄에 대해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표시되면 기소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형법」 제257조의 상해죄에는 그러한 규정이 없어 합의가 있어도 사건이 그 자체로 종결되지는 않고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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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형법」 제21조(정당방위)·제257조(상해)·제260조(폭행)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00. 3. 28. 선고 2000도228 판결 —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대법원 1999. 10. 12. 선고 99도3377 판결 —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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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우 로엘법무법인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 / 경찰청 법무과 소송계장 출신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정당방위와 쌍방 폭행 사건의 처리 구조에 관한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경찰 단계의 정당방위 판단 지침은 원문이 확인되지 않아 다루지 않았고, 정당방위 인정률 등 통계도 원출처 확인이 되지 않아 인용하지 않았습니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유형은 이 글에서 별도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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