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교통사고, 과실 비율과 수사 단계별 상황별 대처법
도로 위에서 운전자들을 가장 긴장하게 만드는 구간은 단연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이다. 시속 30km 이하 규정 속도를 철저히 준수하고 전방을 주시하며 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각지대에서 예기치 못하게 튀어나오는 어린이를 물리학적으로 완벽히 피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행 사법 체계는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에 대해 일반 교통사고 과실치사상죄보다 훨씬 무거운 책임을 묻고 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제5조의13에 따르면,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 운전자의 부주의로 13세 미만의 어린이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만약 사망 사고에 이르게 된다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한다. 이처럼 처벌의 하한선 자체가 높은 만큼, 사고가 발생한 직후부터 객관적인 과실 비율을 따져보고 수사 단계별로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일반 도로와 달리 어린이 보호구역 내 사고는 과실 비율을 산정할 때 운전자에게 현저히 불리한 프레임이 적용된다. 법원과 보험사, 그리고 도로교통공단이 과실을 저울질할 때 핵심으로 보는 기준은 규정 속도와 신호 준수 여부, 운전자의 '예견 가능성'과 '회피 가능성'이다. 제한속도를 단 1km/h라도 초과했거나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앞 일시 정지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과실 비율은 운전자 측으로 급격히 기운다.
다만 무죄나 무혐의를 받아내기 위해서는 우측에 불법 주정차 된 차량 등으로 인해 도저히 보행자를 볼 수 없었다는 등 물리학적 회피 불가능성을 입증해야 한다. 더불어 어린이가 킥보드를 탄 채 갑자기 역주행으로 튀어나왔거나 무단횡단을 한 정황이 명확히 입증된다면 피해자 측 과실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40%까지도 참작되어 운전자의 형사책임 무게를 덜어낼 수 있다.
예기치 못한 스쿨존 사고에 휘말렸다면 경찰 조사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수사 진행 단계에 따라 적절히 조치해야 한다. 사고 발생 즉시 구호 조치를 취한 뒤에는 현장 데이터를 즉시 채증해야 한다. 사고 당시의 시각적 사각지대를 증명할 수 있는 주변 불법 주정차 차량의 위치와 번호판을 다각도에서 촬영해 두고 인근 상가의 사설 CCTV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후 경찰 교통조사계의 첫 출석 요구를 받게 되면 "억울하다"는 식의 감정적 호소는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 대신 당시 규정 속도를 준수하며 전방을 주시했으나 사각지대에서 급작스럽게 질주해 나와 제동 거리상 충돌을 피하기 불가능했던 정황을 이성적이고 정교한 언어로 일관되게 진술해야 한다.
로엘 법무법인 박민희 대표변호사는 “스쿨존 사고는 법의 제정 취지 자체가 약자인 어린이를 보호하는 데 치우쳐 있기 때문에, 수사기관은 기본적으로 운전자의 과실을 찾아내어 기소하려는 프레임을 유지한다. 따라서 과실을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면, 신속하게 운전자 보험 특약을 확인하고 형사 합의 및 양형 자료 세팅에 돌입해야 한다. 스쿨존 사고는 피해자 부모의 감정이 극도로 격앙되어 있어 운전자가 직접 연락할 경우 합의가 결렬되거나 과도한 금액을 요구받기 쉬우므로 법률 대리인을 내세워 보험사의 교통사고 처리지원금 한도 내에서 형사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안전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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