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맞고소, '억울하니 무고'라는 일차원적 접근이 부르는 치명적 실책
강제추행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피의자들은 극심한 억울함과 사회적 매장에 대한 공포를 느낀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국면을 전환하고 상대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강제추행맞고소'를 떠올린다. 성관계나 신체 접촉에 강제성이 없었으니, 자신을 고소한 상대방의 행위는 당연히 무고에 해당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형사사법 실무상 무고죄의 문턱은 대중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고 견고하다. 성범죄 사건에서 피의자가 무죄 판결을 받거나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아 결백을 증명했더라도, 그것이 곧 고소인의 무고죄 성립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사법기관은 증거가 부족하여 추행을 입증할 수 없다는 것과 고소인이 악의적으로 없는 사실을 지어냈다는 것을 완전히 별개의 영역으로 분리하여 판단하기 때문이다.
형법 제156조의 무고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고소 내용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명백한 허위'여야 할 뿐만 아니라, 고소인이 그것이 허위임을 알면서도 상대를 처벌받게 하겠다는 '확정적 고의'가 있었음이 증명되어야 한다.
특히 강제추행과 같은 성비위 사건에서는 법원이 무고죄 성립을 더욱 까다롭게 들여다본다. 당시 피해자가 느꼈던 주관적인 수치심이나 공포심, 혹은 신체 접촉에 대한 인식의 차이로 인해 고소에 이르렀다면, 설령 그 고소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다소 다르거나 추행죄로 처벌하기에 부족하더라도 이를 무고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기조다. 즉, 고소인이 단순히 기억을 과장했거나 정황을 오인한 수준이라면 무고죄의 장벽을 넘을 수 없다.
따라서 상대방이 합의금을 뜯어내기 위해 고의로 덫을 놓았다는 사정이나 사건 당시의 객관적 증거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명백한 거짓 진술을 의도적으로 반복했다는 점을 '피고소인'이 직접 입증해 내야 한다.
실무상 가장 경계해야 할 최악의 수는 현재 진행 중인 강제추행 처벌을 피하기 위한 탈출 전략으로 맞고소를 남발하는 행위다. 자신의 강제추행 혐의에 대한 소명도 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무고죄 고소장부터 던지는 행위는, 사법부의 시선에서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가하며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비치기 십상이다. 만약 맞고소를 진행했다가 무고 혐의가 기각되고 본인의 강제추행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다면, 재판부는 이를 매우 불량한 가중처벌 사유로 반영한다. 결국 스스로를 더욱 깊은 수렁에 빠트릴 수 있다.
강제추행맞고소의 올바른 타이밍과 전략은 철저히 '선(先) 방어, 후(後) 공격'의 원칙을 따라야 한다. 내가 피의자로서 조사받는 단계에서는 우선 상대방 진술의 모순을 탄핵하고 신체 접촉의 자발성을 사건 전후의 대화 내용, 이동 동선, 당일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CCTV 등 객관적 데이터로 증명해 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무고죄 고소는 수사기관이 내 결백을 신뢰하고 상대방 진술의 악의성을 인지하기 시작하는 그 순간에 제시되어야만, 판세를 뒤집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로엘 법무법인 김명희 대표변호사는 "강제추행 사건에 휘말린 분들은 마음이 급한 나머지 '나도 같이 고소해 달라'며 변호사를 재촉하곤 한다. 그러나 성급한 맞고소는 오히려 피의자의 재범 위험성과 불량한 죄질을 판단하는 빌미가 될 수 있다. 상대방의 확정적 고의와 악의적 동기를 입증할 수 있는지 검토해보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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