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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성적 욕망’, 단순한 분노 배설과 법적 성희롱의 경계

최근 몇 년간 법조계에서 성범죄 트렌드의 가장 가파른 변화를 보이는 분야를 꼽으라면 단연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이하 통매음)이다. 인스타그램, 트위터(X) 등 SNS와 각종 게임의 채팅창 등 온라인 공간으로 그 무대가 옮겨지며 사건 발생 건수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9년 1,437건이던 통매음 발생 건수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활동 증가로 2020년 2,047건, 2021년 5,071건으로 2년 만에 3.5배 이상 급증했다. 이후에도 연 5,000건 안팎을 유지하며 고착화됐다. 이에 따라 사법기관도 통매음 사건을 엄중히 다루며, 가상공간 성희롱을 오프라인 성범죄에 준하는 위해로 보고 엄벌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통매음 성립의 핵심은 성폭력처벌법 제13조의 ‘자기 또는 타인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다. 피의자들은 “게임에서 화가 나서 한 욕설일 뿐 성적 목적은 없었다”고 항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성적 욕망은 단순한 성행위 목적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상대를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해 우월감이나 분노 해소를 얻는 행위도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일반 욕설은 모욕죄 영역이지만, 성행위 묘사나 신체를 성적으로 비하하는 표현은 통매음이 성립한다.

통매음은 전파 가능성이 없어도 처벌된다는 점에서 형법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보다 성립 범위가 훨씬 넓다. 일대일 DM(다이렉트 메시지)이나 게임 내 귓속말이라 할지라도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을 주는 표현이 도달했다면 범죄는 기수에 이른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처한 상황, 평소 언행, 피해자와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되, 표현 자체의 객관적 혐오성이 높다면 '홧김에 한 발언'이라는 주장을 철저히 배척하고 있다.

법정형 자체만 보더라도 성폭력처벌법 제13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어 결코 수위가 낮지 않다. 초범이고 단순 일회성 욕설에 그친 경우 실무상 소액 벌금형이나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지만, 표현의 수위가 지나치게 가학적이거나 지속성을 띤 경우, 혹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가상 공간에서의 범행일 경우 검찰은 정식 재판을 청구하며 징역형의 집행유예까지 선고될 수 있다. 나아가 형사 처벌에 그치지 않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 신상정보 등록 및 공개·고지, 특정 기관에 대한 취업 제한 등 성범죄자 부수 처분이 동반될 수 있다

수원·창원·청주지방검찰청 검사 경력을 지닌 로엘 법무법인 박은석 파트너 변호사는 “통매음은 온라인에 영구적으로 남는 텍스트나 이미지 증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행위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방식의 무조건적인 방어는 수사기관의 불신만 키우는 결과를 초래한다. 수사기관과 재판부는 해당 발언이 나오기까지의 인과관계, 즉 선제적인 도발이나 쌍방 언쟁의 지속 여부를 엄격히 대조하지만 설령 상대방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 하더라도 혐의 자체가 벗겨지는 것은 아니다. 만약 표현의 수위가 법원이 규정한 성적 수치심의 한계를 명백히 넘어섰다면, 억울함을 호소하기보다 즉각 혐의를 인정하고 피해자와의 합의 및 재발 방지 노력을 입증하는 소명 자료를 구축해야 기소유예 등 선처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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