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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위대응의 성패를 가르는 1%의 변곡점, ‘교육적 선도’와 ‘사법적 엄벌’의 경계

과거 학교폭력은 교육 현장 내에서 성장통 혹은 화해와 중재의 영역으로 치부되곤 했다. 그러나 최근 법조계와 교육계가 직면한 현실은 사뭇 다르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교폭력예방법)의 거듭된 개정과 사회적 공분의 확산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를 단순한 교육 행정 절차에서 준사법적 기능을 수행하는 엄격한 심판대로 변모시켰다.

현행 체제하에서 학폭위의 결정은 학생의 생활기록부 기재를 넘어 상급 학교 진학, 나아가 성인이 된 이후의 평판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행정처분이다. 서울과 수도권 주요 학군을 중심으로 학폭위 결과에 불복하여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학폭위대응이 더 이상 학교 내의 소통으로 해결될 수 없는 전문적인 법리 싸움의 영역에 진입했음을 방증한다. 이제 학폭위는 사실관계의 다툼을 넘어, 해당 행위가 법률상 정의된 ‘학교폭력’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그 징계 수위가 비례의 원칙에 부합하는지를 가리는 치밀한 전략의 전장이 되었다.

학폭위가 결정하는 조치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1호에서 9호까지 분류되며, 각 처분이 지니는 실질적 위력은 단순한 '징계' 그 이상이다. 서면 사과(1호), 접촉 및 협박 금지(2호), 학교 봉사(3호)는 비교적 가벼운 조치로 보일 수 있으나, 이 역시 생활기록부에 기재된다. 

학급 교체(7호), 전학(8호), 퇴학 처분(9호)은 사실상 교육 현장에서의 격리를 의미한다. 전학 처분(8호)은 예외적으로 졸업과 동시에 삭제되지 않고 일정 기간 보존 기간을 거쳐야 하므로 학생의 평판에 영구적인 주홍글씨가 될 위험이 크다. 이 같은 조치는 모두 비례의 원칙에 따라 내려져야 한다. 행위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한 조치가 내려졌다면 이를 법리적으로 다투어야 하며, 반대로 피해 학생의 입장에서는 가해 학생에게 적절한 수위의 처분이 내려지도록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학폭위대응의 실질적 핵심이다.

성공적인 학폭위대응의 성패는 단순히 감정에 호소하거나 사건을 무의미하게 부인하는 데 있지 않다. 판례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핵심은 행위의 객관적 양상과 그에 따른 교육적 조치의 적정성이다. 실무상 징계 수위를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변수는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반성 정도', '화해 정도'라는 5가지 평가지표다.

많은 보호자가 "우리 아이는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사법부의 판단 기준은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보다는 피해 학생이 느낀 고통과 객관적 상황에 무게를 둔다. 대법원 판례의 흐름을 분석하면, 비록 단발성 행위라 할지라도 그 수단과 방법이 위중하거나 피해 학생의 일상생활을 파괴할 정도라면 '심각성' 점수에서 고득점을 피할 수 없다. 만일 단순한 갈등 상황이 학교폭력으로 비화한 경우라면, 해당 행위가 특정 목적을 가지고 반복되었는지를 소명해야 한다. 상대 측의 도발이나 쌍방 간의 위계 없는 다툼이 선행되었다면 이를 통해 '고의성' 지표를 낮추는 논리를 구성하는 것이 징계 수위를 낮추는 열쇠가 된다. 

학폭위는 행정절차법을 준수해야 하는 행정청의 처분이다. 위원 구성의 편향성, 진술 기회의 불충분한 부여, 혹은 결정 통지서상의 구체적 이유 기재 누락 등 절차적 하자가 발견될 경우, 이는 처분 자체를 취소시킬 수 있는 강력한 법적 근거가 된다. 실제로 징계 내용의 타당성보다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하여 징계가 취소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로엘 법무법인 주혜진 대표변호사는 “학폭위는 검사의 기소와 판사의 판결이 동시에 일어나는 압축된 사법 현장이다. 위원들은 법률 전문가뿐만 아니라 교사, 학부모 위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법리적 논리성과 교육적 호소력을 동시에 갖춘 대응이 필수적이다. 초기 진술서 한 줄, 확인서 한 장이 향후 행정소송에서 뒤집을 수 없는 치명적인 약점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혜진 대표변호사는 “통상 재판에서 판사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화려한 수사가 아닌 객관적 증거에 기반한 인과관계의 소명이다. 학폭위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의 미래가 걸린 사안이라면, 위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법리적 프레임 안에서 사건을 재정의해야 합니다. 가해 학생이라면 반성의 진정성을 입증할 구체적 행동 지표를, 피해 학생이라면 피해의 실질적 양상을 데이터로 증명하는 것이 최선의 방어이자 공격이다. 학폭위 단계에서 가장 위험한 전략은 '설마 이런 것까지 문제가 되겠어?'라는 안일함과 '무조건 억울하다'는 식의 감정적 대응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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