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사업자금 조달 위한 부동산 신탁… 법원 “사해행위 아니다”
법원이 채무자가 재산을 제3자에게 신탁한 경우에도 단순히 재산이 이전됐다는 사정만으로 사해행위로 볼 수는 없으며, 신탁의 경위와 목적, 자금 사용처 등 구체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해행위는 채무자가 재산을 감소시키거나 특정 채권자에게만 이익을 제공해 다른 채권자들을 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4부(재판장 박사랑 부장판사)는 2025년 2월 19일 중소기업 A사가 우리은행(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로엘 안주연 변호사)을 상대로 제기한 사해행위취소 소송(2024가합83788)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사실관계]
부동산개발업체 B사는 충북 음성군에서 오피스텔 신축 사업을 추진하면서 2015년 토지에 대한 신탁계약을 체결했고, 완공된 건물도 같은 계약에 따라 2019년 11월 8일 신탁했다.
A사는 2017년 해당 신탁계약의 2순위 우선수익자에게 두 차례에 걸쳐 총 9억 원을 빌려줬고, B사는 이 채무에 대해 연대보증을 했다.
이후 2019년 11월 20일 기존 신탁관계가 종료되면서 B사는 오피스텔 248개 호실과 대지권의 소유권을 일시적으로 회복했다. 그러나 같은 날 B사는 앞서 2019년 11월 6일 체결한 대출약정 및 신탁계약에 따라 해당 부동산의 소유권을 우리은행 측에 이전했다.
A사는 B사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사실상 유일한 재산인 오피스텔을 우리은행에 이전해 일반 채권자인 자신을 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A사는 신탁계약을 취소하고 우리은행이 소유권 이전등기를 말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 판단]
법원은 2019년 신탁계약이 사해행위가 아니라 채무를 갚으려는 방법이었다며 다음과 같은 취지로 판단했다.
-사해행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신탁계약 당시 채권 채무관계 △신탁의 경위와 목적 △경제적 의미 △신탁을 통하여 제공받은 자금의 용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신탁 전후로 B사의 강제집행 대상 재산에 변동이 없다. 2019년 11월 20일 B사에 일시적으로 소유권이 회복됐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2015년 신탁계약에 따른 신탁사에서 우리은행으로 소유권이 바뀌었다.
-2019년 11월 6일 신탁계약은 기존 대주단에 대한 대출금 상환과 오피스텔 신축 사업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했다. 만약 해당 신탁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자금 부족으로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일반 채권자들에게 더 큰 피해가 갈 수 있었다.
-실제로 2019년 11월 6일 대출약정을 통해 조달한 금액은 기존 대출금 상환과 오피스텔 신축 사업에 쓰였다.
-그렇다면 이 신탁계약은 사해행위에 해당하기 어렵다. B사의 변제능력을 회복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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