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에게 물렸을 때, 증명의 방향이 반대입니다

COLUMN · 민사

작성 2026. 9. 2. | 로엘법무법인 한민경 변호사

산책길에서 개에게 물리는 사고는 대개 같은 말로 마무리됩니다. 평소에는 순한 개였고, 목줄도 하고 있었으며, 이런 일은 처음이라는 것입니다. 견주로서는 진심일 수 있지만, 이 말들이 곧 책임을 면하게 해 주지는 않습니다.

민법이 동물로 인한 사고에 별도의 조문을 두고 있고, 그 조문은 일반 불법행위와 증명의 방향이 반대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견주와 산책을 대신한 사람이 각각 어떤 책임을 지는지, 형사 문제는 어떻게 따로 가는지, 맹견에게는 어떤 의무가 더 붙는지를 조문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Q. 개에게 물렸을 때 견주에게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피해자가 견주의 과실을 증명하지 않아도 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구조입니다. 「민법」 제759조 제1항은 동물의 점유자는 그 동물이 타인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면서, 다만 동물의 종류와 성질에 따라 그 보관에 상당한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단서를 두고 있습니다. 즉 면책을 원하는 점유자 쪽이 상당한 주의를 다했다는 점을 주장·증명해야 합니다.

증명의 방향이 반대입니다

개물림 사고에서 제759조를 먼저 보아야 하는 이유는 증명책임의 배치에 있습니다. 「민법」 제750조의 일반 불법행위에서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고의 또는 과실을 증명해야 하지만, 제759조 제1항은 본문에서 점유자의 배상책임을 정해 두고 단서에서 면책 사유를 규정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구분민법 제750조민법 제759조
책임 주체고의·과실로 손해를
가한 자
동물의 점유자
및 보관자
누가 증명하나피해자가 가해자의
고의·과실을 증명
점유자가 면책 사유를
주장·증명
면책 기준과실이 없으면
책임 없음
동물의 종류·성질에 따른
보관상 상당한 주의

단서의 문언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동물의 종류와 성질에 따라라는 부분입니다. 요구되는 주의의 정도가 개별 동물에 따라 달라진다는 뜻이므로, 몸집이 크거나 이전에 공격성을 보인 적이 있는 개라면 그만큼 더 높은 수준의 관리가 요구된다고 읽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목줄을 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면책이 인정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산책을 대신 시킨 사람도 책임집니다

책임을 지는 사람이 소유자 한 명으로 좁혀지지 않습니다. 「민법」 제759조 제2항은 점유자에 갈음하여 동물을 보관한 자도 전항의 책임이 있다고 정합니다. 가족이나 지인에게 잠시 맡긴 경우, 애견호텔이나 훈련소에 위탁한 경우, 산책 대행을 맡긴 경우가 모두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청구할 상대가 늘어나는 것이고, 견주 입장에서는 맡겼다는 사실만으로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사고 직후에 개를 데리고 있던 사람이 누구였는지, 그 사람이 어떤 자격으로 데리고 있었는지를 확인해 두는 일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민사와 형사는 따로 갑니다

손해배상 문제가 정리되었다고 해서 형사 문제까지 함께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 다쳤다면 「형법」 제266조 제1항의 과실치상이 문제 될 수 있는데, 법정형은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입니다. 다만 같은 조 제2항은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어, 합의가 이루어지면 기소되지 않습니다.

관리의 소홀함이 무거운 경우에는 조문이 달라집니다. 「형법」 제268조는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자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여기에는 반의사불벌 규정이 없습니다. 같은 개물림 사고라도 관리 상태가 어떠했는지에 따라 합의의 효력이 달라진다는 의미입니다.

맹견에게는 별도의 의무가 붙습니다

「동물보호법」은 맹견에 대해 별도의 관리 체계를 두고 있습니다. 제18조 제1항은 등록대상동물인 맹견을 사육하려면 등록, 제23조에 따른 보험 가입, 중성화 수술의 요건을 갖추어 시·도지사의 맹견사육허가를 받도록 하고, 제3항은 허가 전에 기질평가위원회의 기질평가를 거치도록 합니다. 제23조 제1항은 맹견의 소유자가 자신의 맹견이 사람이나 동물을 다치게 하거나 죽게 한 경우의 피해 보상을 위하여 보험에 가입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관리 의무도 구체적입니다. 제21조 제1항 제2호는 월령 3개월 이상인 맹견을 동반하고 외출할 때 목줄 및 입마개 등 안전장치를 하거나 탈출을 방지할 수 있는 적정한 이동장치를 하도록 하고, 제22조는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특수학교·노인복지시설·장애인복지시설·어린이공원·어린이놀이시설 등에 맹견이 출입하지 않도록 정합니다. 제20조 제1항 제1호는 허가받은 맹견이 사람이나 동물을 공격해 다치게 하거나 죽게 한 경우 사육허가를 철회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맹견이 아니라고 해서 규율 밖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제24조 제1항은 맹견이 아닌 개가 사람 또는 동물에게 위해를 가한 경우 시·도지사가 소유자에게 기질평가를 받을 것을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제3항은 평가 결과 공격성이 높으면 맹견으로 지정하도록 정합니다. 한 번의 사고가 이후의 사육 조건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구조입니다. 사고 사건을 다루다 보면 배상 문제에만 집중하다가 이 행정 절차를 뒤늦게 통보받고 당황하시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개물림 사고의 피해자이거나, 견주로서 책임을 물게 되셨습니까?

사고 당시 개를 데리고 있던 사람, 목줄·입마개 착용 여부, 진단서와 치료 경과, 가입된 보험의 종류를 정리해 두시면 민사·형사·행정 절차가 각각 어떻게 진행될지부터 검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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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민법」 제750조·제759조 [시행 2026. 3. 17., 법률 제21454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266조·제268조 [시행 2026. 9. 13., 법률 제21450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동물보호법」 제18조·제20조·제21조·제22조·제23조·제24조 [시행 2026. 7. 7., 법률 제21839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동물이 피해자인 경우: 동물학대 처벌
· 합의 후 추가 청구가 가능한 경우: 사고 합의 후 추가 청구
· 같은 날 발행 칼럼: 친권상실 선고 다음에 오는 것

한민경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보험본부)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보험 전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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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동물보호법」 제23조 제2항이 대통령령에 위임한 맹견 보험의 보상한도액, 같은 법 제2조 제5호 가목이 정하는 맹견 품종의 목록, 그리고 관리 의무 위반에 대한 벌칙·과태료 조문은 원문을 확인하지 못해 이 글에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개물림 사고 발생 건수와 보험금 지급 통계도 같은 이유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민법」 제759조에 관한 대법원 판례 역시 원문을 확인하지 못해 인용하지 않았고, 조문만으로 서술했습니다. 개별 사건의 배상 범위와 형사 처분은 개의 종류와 관리 상태, 상해의 정도, 피해자의 과실 유무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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