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과 상해, 합의의 효력이 갈립니다

COLUMN · 형사

작성 2026. 9. 2. | 로엘법무법인 김강호 변호사

시비 끝에 몸싸움이 벌어졌을 때 가장 먼저 묻게 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이게 폭행인지 상해인지, 그리고 합의하면 사건이 끝나는지입니다. 두 질문은 사실 하나로 이어져 있습니다. 어느 죄명이 붙느냐에 따라 합의의 법적 효력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폭행죄와 상해죄가 갈리는 지점, 그에 따라 달라지는 합의의 의미, 그리고 신체에 닿지 않은 행위가 폭행이 되는지에 관한 2026년 대법원의 판단 기준을 조문과 판례로 정리한 것입니다.

Q. 폭행과 상해는 무엇이 다르고, 합의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상해라는 결과가 발생했는지에서 갈리고, 합의의 효력도 그에 따라 달라집니다. 「형법」 제260조 제1항의 폭행죄는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므로, 처벌불원 의사가 표시되면 기소할 수 없습니다. 반면 제257조 제1항의 상해죄에는 그러한 규정이 없어 합의를 하더라도 사건이 자동으로 종결되지 않고 양형에 참작될 뿐입니다.

나뉘는 지점은 상해라는 결과입니다

두 죄의 조문은 행위가 아니라 결과로 구분됩니다. 「형법」 제260조 제1항은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한 자를, 제257조 제1항은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자를 각각 처벌합니다. 같은 정도의 유형력을 행사했더라도 상해의 결과가 남았는지에 따라 조문이 달라지고, 법정형의 폭도 크게 벌어집니다.

죄명법정형반의사불벌
폭행
(제260조 제1항)
2년 이하 징역, 500만원 이하
벌금, 구류 또는 과료
해당
(같은 조 제3항)
상해
(제257조 제1항)
7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해당 없음
특수폭행
(제261조)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해당 없음
중상해
(제258조 제1항·제2항)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해당 없음

합의의 효력이 갈립니다

폭행죄에서 처벌불원 의사는 소송조건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제260조 제3항이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수사 단계에서 처벌불원 의사가 표시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효력이 폭행 계열 전부에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제261조의 특수폭행은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260조의 죄를 범한 경우인데, 제260조 제3항의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상해죄와 마찬가지로 합의를 하더라도 사건이 자동으로 종결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실무에서 흔히 놓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다툼 과정에서 주변의 물건을 들었는지에 따라 같은 사건이 반의사불벌죄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결과가 무거워지면 조문은 다시 바뀝니다. 제262조는 제260조와 제261조의 죄를 지어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제257조부터 제259조까지의 예에 따르도록 정합니다. 폭행으로 시작했더라도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면 상해죄의 형으로 처벌된다는 의미입니다. 상해로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불구 또는 불치·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제258조의 중상해가 되어 벌금형 없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만 규정되어 있습니다.

몸에 닿지 않아도 폭행이 될 수 있습니다 — 다만

폭행죄의 폭행은 사람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를 뜻하며, 반드시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3도5440 판결은 여기에 분명한 한계를 그었습니다. 폭행죄는 신체의 완전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심리적 불안감까지 보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전제로, 신체에 접촉하지 않은 사안에서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판결이 제시한 참작 요소는 행위의 신체지향성 유무와 정도, 피해자 신체에 대한 위법성의 정도 및 직접성, 행위자와 피해자의 공간적 근접성, 행위의 직접적인 목적과 의도, 행위의 태양·종류·수단·방법, 행위 당시의 정황, 그리고 피해자의 신체에 가하는 고통의 유무와 정도입니다.

사안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회의록 작성 문제로 감사와 시비하던 중 앞에 놓인 책상을 뒤집어엎은 것이었습니다. 법원은 두 사람의 거리가 1m가 채 되지 않았고 책상을 뒤집은 사실도 인정되지만, 뒤집은 방향이 정면이었고 그쪽은 다른 책상으로 막혀 있었으며 상대방은 그와 다른 방향에 서 있었으므로 신체에 대한 위험성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단순히 놀라게 하거나 겁을 준 것만으로는 폭행으로 볼 수 없다고 하면서, 부수적으로 책상 파편이 튀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폭행 사실이나 폭행의 고의를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아 유죄를 인정한 원심에 법리오해가 있다고 했습니다.

형사 사건을 수행하다 보면 접촉이 없었던 사안에서 당시의 위치 관계와 방향이 결론을 가르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현장 사진, 폐쇄회로 영상, 목격자의 진술처럼 서로의 위치와 행위의 방향을 보여주는 자료를 초기에 확보해 두는 것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폭행 또는 상해로 조사를 앞두고 계십니까?

진단서의 존재와 내용, 현장에서 물건을 들었는지, 당시 서로의 위치가 어땠는지를 정리해 두시면 어느 조문이 문제 되는지부터 확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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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형법」 제257조·제258조·제260조·제261조·제262조 [시행 2026. 9. 13., 법률 제21450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3도5440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 쌍방폭행에서의 정당방위: 쌍방폭행과 정당방위
· 합의가 어려울 때의 형사공탁: 형사공탁과 감형
· 같은 날 발행 칼럼: 하자는 판정을 먼저 받아두는 편이 낫습니다

김강호 로엘법무법인 변호사 (형사본부)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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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상해죄의 '상해' 개념을 다룬 개별 대법원 판례, 양형위원회 양형기준의 구체적 형량 범위, 폭행·상해 사건의 처분 통계와 평균 벌금액은 원문을 확인하지 못해 이 글에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진단서의 전치 주수에 따라 처분이 정해진다는 식의 기준도 조문에 근거가 없어 다루지 않았습니다. 개별 사건의 죄명과 처분은 상해 결과의 유무와 정도, 흉기·위험한 물건의 사용 여부, 합의 시점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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